윤석열 정부의 첫 추가경정 예산안인 ‘2022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이하 2차 추경)’이 5월 13일(금) 국회에 제출되었다. 59.4조 원 규모를 자랑하는 2차 추경안이었지만, 그 안에 장애인권리예산은 단돈 1원도 포함되지 않았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2021년 12월 3일(세계 장애인의 날)부터 장애인권리예산을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28번 진행하였고, 문재인 정부 당시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들, 인수위원회, 또다시 윤석열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인 추경호 장관의 답변을 기다려왔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이번 첫 추경안을 통해서 장애인권리예산을 요구하는 절실한 외침에 대하여 사실상 빈 깡통으로 응답한 셈이다.
이에 전장연은 5월 16일(월) 긴급 성명 (윤석열 정부 추경예산은 국가에 의한 21년 장애인 차별침해 반성 1도 없는 장애인차별예산이다. )을 발표하고, 국회와 기획재정부가 장애인권리예산 2차 추경 반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며, 지난 월요일부터 매일 오전 7시 30분 신용산역 횡단보도에서 삼각지역(용와대 방면)으로 매일 지상 행진을 하는 긴급행동을 하고 있다.
지난 21년간 대한민국은 장애인이 이동할 자유, 감옥 같은 거주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자유를 ‘예산의 범위 내에서’, ‘우선순위를 따져보고’와 같은 핑계를 들며 유보해왔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자유’를 35번이나 언급하며 강조한 만큼, 윤석열 정부는 21년 간 자유를 누리지 못한 장애인의 기본권 보장 책임을 지금 즉시 보장해야 한다.
5월 17일(화)~18일(수), 국회 각 상임위원회는 부처별 2차 추경안을 심사하였다. 그 결과,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특별교통수단 운영비 지원으로 1,610억 원과 연구비 2억 원이 증액한 2차 추경안이 수정가결되었다.
2022년 7월부터 시행되어야 하는 장애인 평생교육시설 시범사업 예산은 교육위원회에서 증액되지 않고 "교육부는 장애인 평생교육진흥 예산과 관련하여 2023년도 본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라는 부대의견만 남겼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탈시설 시범사업 부족분 예산이 1원도 반영되지 않은 반면, 감옥 같은 장애인거주시설 예산은 “장애인거주시설 종사자 한시지원금 23억 2,000만원”, “장애인거주시설 방역관리료 6억 5,000만원” 증액되어, 그야말로 차별과 불공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2차 추경에 장애인이동권 권리예산이 상임위 논의를 통해 일부 반영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국회의 예산 논의 관행을 볼 때, 이마저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삭감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예산 심의에 대한 국회의 고유한 권한이 기획재정부의 편성 권한을 넘지 못한 채 휘둘려 왔기 때문이다.
5월 23일(월)~24일(화) 중 추경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 회의를 열고 5월 27일(금) 내로 2차 추경안을 의결하는 국회의 계획에 따라, 전장연은 용와대 긴급행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국회와 기획재정부에 장애인권리예산의 2차 추경안 반영 결단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