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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름은 이규식이고, 한국에서 왔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데 수많은 턱과 차별이 있어 굉장히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내가 여기 온 이유는 한국에 아직까지 장애인 인권이 없기 때문입니다. 국가는 늘 장애 인권이 보장되고 있다고 알리지만, 실제로 인권은 없고 차별만 있습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장애인시설과 집을 왔다 갔다 하며 살았습니다. 재활원과 교회가 운영하는 미신고 시설을 전전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모두 나의 '선택'이었습니다. 나는 맨날 집구석에 갇혀 살아야 했고, 가족은 나를 돌보는 것을 힘들어했습니다. 국가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고, 온전히 가족들이 책임지는 상황에서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부모에게 어쩔 수 없이 말했습니다. “나를 시설에 버려주세요.”

그러다 나는 32살에 자립 했습니다.

첫 집은 판잣집이었어요.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고, 사고도 날뻔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사는 게 어렵고, 힘든 순간이 많지만 스스로 선택하고,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면서 자립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가는 여전히 책임지지 않고 있어, 25년 동안 거리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나는 인권에 대해 잘 알지 못했습니다. 태어나 보니 장애를 가졌고, 다른 형제들이 학교에 다닐 때, 나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비장애인들은 버스를 타고 잘만 다니던데, 나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시설에 내가 왜 가야하는지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그게 차별이란 걸 알았습니다. 살아보니까 인권이라는 단어가 체감되었고, 그때부터 나는 인권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어릴 적 저는 시설을 ‘선택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니 그건 저의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장애인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사회에서 장애인은 시설 아니면 가족 돌봄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장애인 탈시설에 '천문학적 세금'이 든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발언입니다.

오세훈 시장은 장애인의 역량을 조사해서 탈시설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합니다. 탈시설 후에도 잘 살고 있는지 평가해서, 시설 재입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합니다.

시설에 들어갈 때는 아무 말 없이 강제로 들어가게 하면서, 시설에서 나오려고 하니까 선택권이라는 이름으로 장애인의 삶을 조사하고 판단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설에 나와서 잘 못 산다고 다시 시설에 보낸다는 게 말이 되는 걸까요. 지역사회에서 장애인이 더 잘 살 수 있게 고민하고 제도를 만드는 게 우선되어야 함에도, 서울시는 시설이 장애인의 유일하고 옳은 선택권인양 행동하고 있습니다. 시설은 선택이 아니고, 우리는 당연히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