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첫 추가경정예산안이 5월 29일(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다. 「코로나 완전 극복 및 민생안정」 지원이 목적이라는 ‘2022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이하 2차 추경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로 그 총액은 62조원이다.
하지만 2021년 12월 3일(세계 장애인의 날)부터 장애인들이 지하철과 차도 위에서 국가의 폭력과 차별과 혐오를 무릅쓰고 외쳐왔던 결과는 단돈 2억원이다. 빈 깡통 속 짤랑대는 동전 마냥 공허하다. 돈 주머니를 쥐고 대한민국을 쥐락펴락 하는 기획재정부가 또다시 장애인의 권리를 무 자르듯 잘라내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의 요구는 단지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이동하여 교육 받고, 노동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예산은 편성하라는 것이다. 추경의 목적에 맞지 않다는 기획재정부의 변명은 그 자체로 기획재정부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드는 차별의 진원지 그 자체임을 드러낸다.
코로나19 라는 재난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배제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추경에서 가장 시급했던 것은 장애인의 권리를 권리 답게, 코로나로 드러난 차별적인 대한민국 사회를 갈아엎는 일이었다.
이에 많은 국회의원들이 장애인 권리예산이 왜 추경에 반영되지 않았는지 각 상임위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또다시 추경 목적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이동권, 교육권, 탈시설 예산을 거부하고 반대해왔다.
그 결과 장애인 평생교육 시범사업 예산은 교육위원회에서 증액되지 않고 “교육부는 장애인 평생교육진흥 예산과 관련하여 2023년도 본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라는 부대의견만 남겨졌다. 탈시설예산은 단 1원도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반면 시설의 종사자에 대한 한시지원금, 시설 방역관리료는 30억 가까이 통과되며 또다시 장애인을 시설에 가두려는 사회의 차별과 배제가 그대로 드러났다.
그나마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장애인이 언제나, 어디서나, 어디든, 누구나 이동할 수 있는 시발점(시발점)으로서 특별교통수단 운영비 지원으로 1,610억원과 연구비 2억원을 증액하여 가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