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발생한 부산지역 장애여성 성폭력 사건과 2차 가해에 대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의 사과와 향후 계획을 밝힙니다. 전장연은 장애인 차별철폐 운동을 펼치며 페미니즘 운동, 인권소수자 운동 등과 연대해왔습니다. 그러나 젠더 기반한 성폭력, 성평등을 위한 활동은 적극적으로 운동의 실천으로 삼지 못했습니다. 전장연은 본 사건을 통해 성평등에 기반한 성희롱•성폭력 사건의 민감성과 해결 과정이 자리 잡기 어려운 구조임을 성찰적으로 인정하고 반성합니다. 피해자는 전장연의 구조적 어려움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문제제기하고 싸웠으며, 공동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안 하셨습니다. 피해자의 용기있는 투쟁, 동료로서 해주신 토론과 문제제기에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전장연은 피해자의 힘있는 투쟁에 좀 더 빠르게 응답하고, 사건을 해결하며, 지지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대해 피해자에게 깊은 사과를 드립니다.
전장연은 앞으로 사과에 그치지 않고 조직 내부의 문화와 현실을 바꾸기 위해 성평등과 성희롱•성폭력 해결의 문제가 성차별에 기반한 폭력과 차별임을 선언하고 변화시키기 위해 적극 노력 하겠습니다.
원사건 A, B는 현재 형사사법 절차가 진행중이며, A사건은 1심 공판, B사건은 경찰수사 중에 있습니다. 전장연 조사위원회는 피해자가 제기한 2차례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피해자의 진술과 참고인 조사를 토대로 조직내 성폭력 사건으로 판단했습니다. 원사건 A,B가 형사사법 절차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이나 성인지적 관점으로 분석 하였을때 피해자의 제기가 정당함을 전장연 중앙운영위원회 등의 논의체계에 제출하였습니다. 전장연은 원사건A 가해자가 전장연 소속이 아닌 관계로 추가 조사는 어렵지만 향후 재판 과정을 모니터링하며 피해자 지지를 위해 힘쓰겠습니다. 또한 현재 경찰조사 중인 원사건B 가해자는 추가 조사를 실시할 계획입니다.
전장연 징계위원회는 해당사건에 대한 2차 피해를 발생시킨 행위가 전장연 행동강령 중 ‘민주화와 가부장적 질서 해체를 위한 노력’을 통해 진보적 장애인권 운동을 하고자 하는 목적과 목표를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전장연은 장애인을 감금하고, 배제하는 불평등과 차별적 삶을 거부하고 동료시민으로 평등하게 살 권리를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탈시설, 노동, 교육 등 삶 전반에서 장애인이 배제되지 않고 동료로 관계맺기 위한 구조와 인식, 문화를 바꾸기 위해 투쟁합니다. 반차별과 평등의 원칙은 장애인의 삶 전반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것이며 차별받는 소수자와 연대하여 불평등의 권력을 해체하고 사회변화를 모색하는 실천입니다. 전장연의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는 운동의 슬로건은 장애를 비롯한 인종, 나이 성별, 경제적 조건,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 등 무수한 차별 구조에서 발생하는 억압과 폭력에 맞서자는 선언입니다. 성희롱•성폭력은 함께 투쟁하는 평등한 동료로서 상대방을 인식하지 않는, 한국 사회 공고한 성차별에 기반한 차별이자 폭력입니다.
따라서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한 공동체적 해결 과정은 반차별과 평등의 원칙을 운동의 일상과 조직문화, 동료관계에 반영하기 위한 중요한 지표이자 실천입니다. 해당 사건은 전장연의 중요한 원칙인 민주적 운영원리가 일상에서 지켜지지 않을 때 피해 사실을 말하기 어렵고, 공론화 이후에도 주변으로부터 지지받거나 사건을 해결하기 어려운 조직의 현실을 드러냈습니다. 사건을 해결함에 있어 부산 장애인차별철폐연대 다수의 구성원은 성차별적인 조직구조와 문화를 성찰하기보다 장애여성 동료가 말하고 있는 피해를 의심하고, 신뢰하지 않으며 은폐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피해자를 고립시켰습니다. 심지어 장애여성 노동자로서 성폭력 피해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겪은 일련의 상황은 부당했습니다.
해당 사건의 2차 피해 조사 과정에서 비서울 지역 장차연의 조직적 어려움과 갈등은 전장연의 중요한 과제임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의 공론화는 조직적 갈등으로 치부되었고, 피해자의 피해에 집중하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피해자가 부산지역에서 겪은 피해경험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구조적 성차별에 대한 성찰은 부재한채 조직적 갈등구도만 부각되었고, 피해자의 호소를 듣지 않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또한 피해자 조력자도 조직적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고립시켰고, 순차적으로 연대체를 전원 탈퇴함으로써 조력자를 무력화 시키고 피해를 부정하며 2차 피해를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전장연은 2019년 이에 대한 1차 제보를 받았음에도 기민하게 이에 대해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장연은 다시 한번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더불어 2차 피해 행위자들에게 아래와 같이 경고하고, 조직적으로 재발방지 대책을 함께 세워갔습니다. 사과에 그치지 않고 전장연 방향과 운동 목적에 부합하는 적극적 실천을 해나가고자 합니다.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전장연 징계위원회는 논의 과정을 통해 피해자 중심주의, 2차 피해의 의미 조직 내 성폭력 사건의 공동체적 해결을 위한 사건 처리절차에 대해 의미 있게 토론하고자 노력했습니다. 2차 피해 유발 행위자들도 성찰적으로 조사와 절차에 임하며 사과하고, 변화해야 할 동료로 자리매김하길 독려했습니다. 그러나 전장연이 공동의 책임으로 이 과정을 해결해가는 것은 쉽지 않았으며,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전장연은 피해자와 조력자, 지원단체, 조사/심의 전 과정에 참여했던 무수한 활동가들의 비판과 조언으로 당면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문제를 직면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전장연이 반차별 운동에서 놓쳐왔던 것들을 바로 잡으며, 성평등이 평등의 원칙임을 다시 한번 깊이 새기겠습니다. 다시 한 번 신속하게 본 사안에 대응하지 못한 점을 피해자분께 깊은 사과를 드립니다.
성희롱•성폭력 사건의 해결 과정은 가부장적이고 비민주적인 조직문화를 돌아보게 하고, 성폭력 피해를 드러내기 어렵게 하는 조직의 현실을 바꾸는 실천입니다. 차별에 저항하는 주체이자 운동의 동료인 피해자의 언어와 경험을 존중하고 경청하며, 피해자 회복과 활동 복귀를 위한 환경을 구축하는 과정에 피해자와 함께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2차 피해 행위가 인정된 활동가들도 이 과정을 전장연과 같이 겪어가며 성찰하고 변화하는 응답으로 이어지길 요청합니다. 2차 피해가 발생하고 방치했던 긴 시간들은 전장연이 구조적 성차별에 취약한 조직임을 보여줍니다. 전장연은 이 점을 분명히 인정하며 성평등 가치가 일상과 운동 전반에 반영되도록 부단히 노력하겠습니다. 전장연 징계위원회는 향후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지속적으로 결정사항 이행을 확인하며, 조직의 변화를 추동하겠습니다. 전장연 먼저 징계위원회 결정사항을 성실히 이행하면서 세상의 모든 차별에 맞서자는 실천을 스스로 지켜가겠습니다.
2023년 3월 2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aside> 💡 [별첨1.]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징계위 최종 이행사항(01.29) [별첨2.] 사건의 조사• 심의• 징계 등 주요경과 [별첨3.] 관련 전장연 입장문 및 관련 논평 https://docs.google.com/document/d/16C9iobEq3bHSJEUE2hZZQfheXj7UhOR8Znu-DirBAjY/edit?usp=sha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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